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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르포] '똥밭'에 일군 대한민국의 희망 메시지 - 뉴스1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12-19 조회수 4,706
케냐 나이로비의 중심에는 세계 3대 슬럼가로 알려진 키베라가 있다. 골목 곳곳을 흐르는 검은 물줄기는 거주민들의 하수구가 아니라 수도로 사용된다. © News1 강현창 기자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가수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에 나오는 독백처럼 킬리만자로로 국경을 세운 케냐에는 그야말로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가 존재한다.

 

키베라, 세계 3대 슬럼가 중 하나로 알려진 그 곳에도 희망이 있을까. 한국예탁결제원의 후원으로 NGO '아이러브아프리카'가 키베라에 희망을 전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예탁원의 봉사대원과 <뉴스1>도 현장을 찾았다.

 

◇ '똥'이 가득한 아트리버 슬럼…공중 화장실 기대감 ↑

 

인천공항에서 나이로비의 조모 케냐타공항에 도착하기까지 환승시간을 빼고도 꼬박 13시간이 걸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맞이한 케냐의 첫 인상은 의외로 '활기'였다. 지난 8월7일(현지시간) 화재로 청사의 절반을 잃은 케냐타 공항은 주요기능에 문제가 없었다. 천막을 세워 만든 입국심사장도 차분하게 통제되고 있었다.

 

최근 화재피해를 입은 케냐타 공항의 전경. © News1 강현창 기자

공항 밖에는 택시가 줄을 지어 서 있었고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에도 여유가 넘쳤다. 공항에서 차로 20분만 달리면 세계적으로 악명높은 키베라 슬럼가가 나타난다는 상상을 미처 못할 정도였다.

 

봉사단을 맞이하기 위해 나온 아이러브아프리카의 이창옥 이사장은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들만 가득한 모습을 상상했다면 큰 오해를 한 것"이라며 "그러나 도시의 민낯을 벗겨보면 극심한 가난과 가혹한 환경에 몸을 맡긴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봉사 일정은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키베라에 들어서기 앞서 케냐 마차코스시의 아트리버 슬럼가로 먼저 향했다. 이 지역은 예탁원의 후원으로 공중화장실이 지어지고 있는 곳이다.

 

당초 화장실 건축 예정지는 키베라였지만 최근 급격하게 치안이 나빠졌다는 소식을 접한 예탁원이 아트리버로 옮긴 것이다. 대신 키베라에는 의료봉사와 현지탐방이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마차코스시는 케냐에서 쓰이는 시멘트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산업도시다. 가죽가공과 철가공 산업도 주력 산업이다. 그러나 슬럼가인 아트리버는 산업화의 혜택과 전혀 관계가 없었다.

 

봉사단이 아트리버에 도착해 슬럼가의 입구에 발을 내딛자, 가장 먼저 '냄새'가 코를 찔렀다. 주변을 살펴보니 가축과 사람의 배설물이 곳곳에 널려있었다. 슬럼 외곽을 중심으로 위태롭게 서있는 기존의 화장실은 구덩이 하나를 다 떨어져가는 판자로 가려놓은 게 고작이다. 그나마 구덩이도 배설물과 구더기로 넘쳐나다보니 주변에서 대충 배변을 처리한 흔적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똥밭'을 지나 도착한 화장실 건축현장은 이미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기본적인 골격과 벽은 이미 완공된 상태였다. 내부에 타일을 붙이는 작업과 외부 페인트칠 작업이 봉사단의 임무로 떨어졌다. 예탁원 정보운영부의 민형렬 차장이 페인트칠, 펀드결제부의 조한병 팀장은 타일 작업을 담당했다.

 

한국의 봉사단의 작업 현장에 슬럼가 아이들이 몰려와 손을 내밀고 있다. © News1 강현창 기자

낯선 동양인이 작업을 시작하자, 슬럼가의 아이들이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미소를 보여주자 더욱 적극적이 된 아이들은 이제 봉사단원의 옷깃을 슬쩍 잡기도 했다. 아이들의 뜨거운 환호에 작업에도 속도가 붙었다. 거친 회색의 건물들은 이제 깔끔하고 화사한 흰색을 띄기 시작했다.

 

아트리버에 세워지는 공중화장실은 남녀가 모두 구분된 공간으로 구성됐다. 화장실 건물에는 외부 커뮤니티를 위한 인터넷 카페도 들어서게 된다.

 

치안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아 개인의 재산보호가 어려웠던 슬럼가 사람들을 위해 소액금융서비스인 엠페사(M-PESA) 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엠페사는 영국의 이동통신업체 보다폰이 지난 2007년 케냐에서 시작한 일종의 은행 서비스다. 낙후된 개발도상국 고객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저렴하게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이미 케냐 인구의 절반 이상을 가입자로 확보하고 있다.

 

오전 봉사활동이 끝나고 점심시간은 이곳 아이들과 함께 했다. 예탁원 봉사대원이 왔다는 소식에 현지의 NGO들이 점심을 마련했다. 밥과 과일, 튀김 등으로 푸성하게 구성된 점심식사가 아이들에게 골고루 급식됐다. 한국이라면 성인이 먹어도 많을 양이지만 아이들은 남김없이 싹싹 비웠다. 이 식사가 며칠만의 식사인지도 모르고, 다시 언제 음식을 입에 넣을지도 정해진 것이 없는 아이들이다.

 

이창옥 아이러브아프리카 이사장은 "지금은 잘 씻지못해 때가 가득 묻어있지만 공중화장실이 건축되고 나면 모두들 깔끔한 얼굴로 다시 인사를 해올 아이들"이라며 "현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기위해 직접 이들을 만나는 기회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 3대 슬럼가 '키베라'…희망은 있다 = 26일 일정은 드디어 키베라다. 그러나 키베라로의 진입은 쉽지 않았다. 키베라는 서울 여의도의 절반이 넘는 넓이에 무려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차량의 통행도 쉽지 않은데다가 경찰 등 치안당국의 힘이 슬럼의 내부까지 미치기 어려운 곳이다.

 

다행히 어려움을 겪는 봉사단을 위해 케냐의 국회의원이 도움을 주었다. 케네스 오코스는 키베라 출신으로 미국유학을 다녀온 뒤 케냐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케냐타대학교의 의대생들이 예탁원 봉사대와 함께 의료봉사를 위해 키베라를 찾았다. © News1 강현창 기자

그의 사무실은 키베라의 입구에 위치해있다. 키베라에 진입하기 전에 만난 오코스 의원은 봉사단을 위해 AK소총으로 무장한 경비원을 봉사단에 배치해줬다.

 

키베라 슬럼은 앞서 방문한 아트리버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우선 크기부터 아트리버의 수십배에 달한다. 인구밀도도 압권이다. 사방에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타났다가 골목 안쪽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곳도 특유의 '냄새'가 강렬했다. 길가에는 정체모를 액체가 좁은 도랑을 지나가고 있다. 이 물이 모이는 곳에서는 부녀자들이 몰려나와 빨래를 한다.

 

골목 곳곳에서는 호기심어린 아이들의 눈망울이 반짝이고 있었고, 우리의 중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일부 청소년들은 호전적인 눈빛으로 낯선 봉사단을 노려보고 있었다.

 

오코스 의원은 "이곳의 아이들은 어릴때에는 세상에 대한 불만 없이 뛰어놀기 바쁘다"며 "그러나 가난의 굴레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청소년들은 급격하게 삐뚤어진다"고 말했다.

 

설명을 듣고 나니 이들의 눈빛이 더욱 염려스러웠다. 적도의 태양은 어김없이 골고루 키베라를 비췄지만, 큰길 너머 골목길 안쪽에 위치한 슬럼가 집들은 긴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만약 호기심에 발걸음을 향하거나 그 밖의 불의의 사고로 골목길 안쪽으로 가게 될 경우 무장경비원도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야말로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는 바로 키베라에 어울리는 말이었다.

 

다행히 이날 봉사대원의 수가 많아 든든했다. 케냐타 국립대학의 학생들 20여명이 함께 나선 것이다. 이들과 함께 경비원의 호위를 받아 도착한 곳은 키베라의 가장 안쪽에 있는 한 교회(Mission Outreach, Lindi)다.

 

봉사활동이 이뤄지는 교회 뒤에 거주하는 일가족 천진한 아이의 표정과 달리 어머니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 News1 강현창기자

교회 마당에는 몇몇 아이들이 이미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회 사무실 곳곳에 케냐타 학생들의 진료실이 마련됐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아픈 곳은 위장이다. 더러운 물을 마시면서 살다보니 위장 속이 항상 세균으로 들끓는다. 치아건강과 피부상태도 좋지 않다.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기만 하면 겪지 않을 질병들이 이들의 몸에는 빠짐없이 새겨진다.

 

예탁원 봉사단은 의료진의 활동보조를 맡았다. 아이들이 손대지 못하게 의약품과 의료도구를 관리하고, 대기 시간에 지루해하는 하는 아이들을 위해 풍선놀이를 함께 했다.

 

점심을 샌드위치로 간단하게 먹은 뒤 오후에는 키베라에 위치한 드럭파이터학교(Drug Fighter Children Home)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곳의 아이들은 봉사단을 환영하는 의미로 군대 제식훈련 스타일의 군무와 노래를 들려주었다.

 

역시 학교 곳곳에 마련된 진료실에서 아이들은 저마다 아픈 곳을 얘기하고 약을 처방받았다. 준비한 의약품이 모두 떨어질때까지 이들의 의료봉사는 계속됐다.

 

예탁원 봉사단들이 오코스의원이 졸업한 학교(Children of Kibra)에서 현지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 News1 강현창 기자

의대생들이 돌아간 뒤 오코스 의원은 자신이 교육을 받았던 학교로 예탁원 봉사단을 데려갔다. 학교에 들어서자 '교육은 미래다'(Educating is Future)라는 푯말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이 곳에서 교육의 힘을 믿고 미국유학과 국회의원 당선이라는 꿈을 이룬 오코스 의원의 사례가 눈 앞에 있어 더욱 와닿았다.

 

갑갑한 현실이지만 교육이 결국 미래고 희망이라는 점은 세계 어디에 가도 통하는 진리라는 게 그의 말이다. 오코스 의원은 "케냐의 어린이들과 한국의 어린이들이 스카이프 등을 통해 교류하는 기회가 있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현지 봉사는 이날 저녁 6시가 돼어야 끝났다. 조한병 예탁원 팀장은 "예탁원이 내놓은 소중한 후원금이 이렇게 좋은 일에 쓰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니 기쁘다"며 "더 많은 나눔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형렬 차장은 "슬럼가 사람들이 상상 이상의 환경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된다면 봉사활동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k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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